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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노조 "한성숙 떠났는데 최인혁 복귀…최수연 체제 조직문화 제자리" 비난

2일 네이버 사옥서 세 번째 집회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네이버 노조)은 2일 낮 12시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최 대표의 복귀에 반대하는 세 번째 집회를 열었다. /조소현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이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자 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게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의 복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노조는 한 후보자의 '사회적 책임' 발언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네이버의 조직적 책임 회피와 최수연 대표 체제의 조직문화 개선 후퇴를 함께 문제 삼았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네이버 노조)은 2일 낮 12시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최 대표의 복귀에 반대하는 세 번째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약 150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노조는 이사회에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며, 공문에는 △최 대표 해임 △복귀 관련 이사회 비공식 설명회 내용을 외부에 전달한 구성원에 대한 색출 시도 중단 △해당 설명회 회의록 공개 등이 포함될 계획이다.
노조는 2차 집회 직후 열린 사측의 최 대표 복귀 해명 설명회를 두고 "책임 있는 해명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12일 노조를 대상으로 최 대표 복귀 관련 설명회를 열었으나, 이 자리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최 대표의 책임 여부에 대한 회사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최 대표는 사건 당시 직속 조직장이 아니었다"는 설명만 반복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최 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 가해자의 채용을 총괄한 인물이자, 상황 보고를 받던 인물"이라며 "사측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사측이 최 대표 복귀와 관련한 이사회 비공식 설명회 자료를 외부에 전달한 구성원을 찾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고도 주장했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제보자 색출은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당노동행위이자, 공익제보자 보호 책임을 방기한 조치"라며 "이런 방식이면 앞으로 누구도 회사를 위한 제보를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네이버 노조)은 2일 낮 12시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최 대표의 복귀에 반대하는 세 번째 집회를 열었다. /조소현 기자
이날 집회에서는 한성숙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개 질의도 나왔다. 연대 발언에 나선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건 관련 국정감사에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는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할 플랫폼 기업으로서 사과드린다.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며 "한 전 대표는 최 대표의 복귀에 어떤 입장인지, 당시 언급한 책임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인지 답해달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21년 해당 사건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었다. 당시 한 후보자는 "고인의 사망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많은 충격을 받았고 바꿔야 할 부분은 다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실망도 잘 알고 있다.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할 플랫폼 기업으로서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사망 사건 이후 조직문화 쇄신을 약속하며 취임한 최수연 대표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한 후보자에 이어 대표직을 맡았지만, 초기 약속과 달리 소통과 조직문화 개선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 지회장은 "한 전 대표가 이 사건을 계기로 조기 퇴진한 측면이 있다"며 "당시 경영진은 이를 계기로 리더십을 더 소통적으로 바꿔보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가 취임 초반엔 타운홀 미팅 확대, 조직문화 진단 정례화 등 의미 있는 시도를 했지만 지금은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노조의 반복되는 문제 제기에도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당시 "조직문화 쇄신과 직원과의 거리 회복이 시급하다"며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과 인권경영에 힘쓰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상황은 이와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다.
노조는 앞으로 최 전 대표의 사퇴 압박을 위해 네이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매월 첫째 주 수요일마다 문화제를 열어 사내 여론을 환기하고 경영진의 책임 촉구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문화제는 다음달 6일부터 시작된다.
한편, 이날 집회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조소현 기자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