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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자료] 네이버가 새로운 시장 개척과 헬스케어 사업 강화를 위한 '테크비즈니스'부문을 신설합니다'에 대해 노동조합(이하 공동성명)이 구성원에게 밝힌 입장문 전문을 언론인 여러분께도 공유드립니다.
공동성명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책임이 있는 최인혁 전 COO의 복귀에 반대합니다.
우선 2021년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소중한 동료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과 이에 대한 사실 관계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사건 발생 당시 고인은 임원 A로부터 2년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괴로워했고, 최인혁 전 COO는 임원 A를 채용한 당사자이며, 임원에 대한 관리감독 할 책임이 있는 C레벨이자 사내이사 지위에 있었음을 밝힙니다.
사건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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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31일 : 개발조직 60여명 + 임원A + 최인혁 전 COO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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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가 많아 퇴사한 이력이 있던 임원 A가 입사한다는 소식에 지도 조직의 구성원들은 우려를 표했고, 이 자리에서 최인혁 COO는임원 A에게 문제가 생기면 '본인에게 말해라, 본인이 책임지겠다'라고 발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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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7일 : 조직장 14명과 최인혁 전 COO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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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원 A는 입사했고, 입사한 지 세 달되 되지 않아 이미 우려했던 문제점들이 발생함. 이에 조직장들이 모두 모여 1월 회의 때 나왔던 약속에 따라 최인혁 COO를 찾아가 한시간 이상 문제점들을 전달함. 그러나 이후 특별한 후속 조치가 없었음. 이후 조직개편으로 임원 A의 역할이 커지고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임원 A의 역할과 영향력이 더욱 커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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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2021년 5월 : Maps 조직, 최인혁 COO 산하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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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5일 : 당시 Maps 조직 소속이던 동료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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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은 소중한 동료이자 조합원이셨던 고인을 지키지 못했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이후 동료, 유가족 분들의 뜻에 따라 진상 규명을 위한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고용노동부에 해당 사안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습니다. 공동성명은 고인의 동료, 해당 조직의 구성원 등을 대상으로 심도 깊은 조사를 진행했고, 여러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1) 당시 COO가 문제를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 2) 다수의 구성원이 직접적인 가해자의 채용을 우려하고 반대했음에도 '책임지겠다'고 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 역시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네이버가 직장 내 괴롭힘 상황을 인지하고도 조치하지 않아 ‘사용자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최인혁 COO는 본인이 Maps 조직을 직접 담당한 기간이 짧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이미 네이버 내에서 문제를 일으켜 퇴사한 인원을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책임지겠다'며 채용하고, 이후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사내이사로서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과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앞서 발표된 리스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사건을 축소한다는 느낌을 주었고, 당시 구성원들은 리스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매우 분노했습니다. 고인에게 직접적인 괴롭힘을 가한 가해자는 해고 조치를 받았지만 해당 조직의 최상위 조직장 중 한 명이던 최인혁 대표는 경고 조치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안의 엄중함에 비해 가해 임원을 채용하고, 관리해야 하는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임원에게 내려진 조치는 가벼웠고, 경직된 회사의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윤리 경영을 하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확인하기에는 부족하다 느낀 수백 명의 구성원들은 해당 공지에 실명 댓글로 분노를 표명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얼마 전 사측은 일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 최인혁 전 COO의 해명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회사 소속도 아닌 사람을 위해 회사가 해명 자리를 만든 것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복귀를 의도하고, 명예회복을 위한 목적이었다면 변명과 해명의 자리가 아니라 2021년 비극의 책임자로서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자리였어야 합니다.
경영진에게 말합니다.
한 사람의 임원을 챙기겠다고, 수천 명의 직원의 신뢰를 잃는 선택을 하지 마십시오. 네이버라는 회사는 소수의 경영진이 아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천 명의 구성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해왔습니다. 고인 역시 그 구성원 중 하나였습니다. 상황의 엄중함으로 인해 해당 사건으로 국정감사까지 열린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직장 내 괴롭힘을 방조한 경영진이 제대로 책임도 지지 않았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복귀하는 것은 수천 명 구성원의 신뢰를 져버리는 행위이며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행위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들께 말씀드립니다.
공동성명은 오늘부터 최인혁 대표의 복귀 반대를 위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입니다.
이는 특정 개인을 향한 공격이 아닙니다. 구성원이 정서적으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을 지켜내야만 하는 노동조합의 책무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19일 아침 복귀 반대를 위한 피켓팅을 시작합니다. 피켓팅의 참여를 원하시는 조합원께서는 아침 8시 30분까지 1784 1층 로비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복귀 반대 피켓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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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5년 5월 19일(월) 오전8시 30분 ~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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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1784 1층 로비
2021년 동료의 죽음 앞에서 다짐했습니다.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고, 다시는 네이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살아남은 책임자의 억울함이 소중한 가족과 미래를 뒤로 한 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동료의 절박했던 좌절감을 덮을 수는 없습니다. 피해자는 괴롭힘 속에서 2년이라는 힘든 시간을 보내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는데, 책임자가 떳떳하게 회사로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방조한 경영진과 회사의 책임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치부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기에 공동성명은 최인혁 전 COO의 복귀를 거부합니다.